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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식 시인 / 고등학교 졸업앨범을 보다
부를 이름이 줄어든다는 건 사라질 준비다
형도, 남서부 도시의 밤을 장악한 열아홉 어린 깡패 상대 조직의 칼에 찔려 스물이 되지 못했다
문석, 졸업식도 빼먹은 채 상경한 사법고시 준비생 여덟 번의 쓴잔 마시고 느티나무에 목을 맸다
영철, 여자 넷 사이를 오가면서도 들키지 않던 카사노바 두 살 아기가 죽자 아내는 감잣국에 청산가리를 탔다
명호, 끝끝내 시인이고자 했던 해사한 문학소년 자본가 장부 정리하며 살더니 편지 한 통 없이 실종
1989년 낄낄대며 철없이 웃던 흑백사진 속 아이들 호명(呼名)에도 대답이 없다.
웹진 『시인광장』 2019년 8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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