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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빈 시인 / 종전, 그 어디쯤
목선이 몰고 온 바닷물은 짜다며 낮달이 15˚ 가까이 기울었다 달이 지구를 반 바퀴나 돌았을까 전자발찌 단 반달가슴곰이 지리산을 이탈했다는 소식에 외출 중이던 웹 속의 남자들이 어제는 와이파이가 시원하게 터졌다며 철모와 군화 벗어둔 채 졸음을 쫓고 있었지 남녀 성별의 비례가 바뀌는 경계를 지나 동강난 반도를, 어쩌면 여군들이 거칠게 장악할지도 모른다며 외신이 침울한 소식을 물고 갔다 8부 능선을 뚫고 완장을 감춘 여자가 꼿꼿하게 고개 세우고 유효기간이 남은 로스코리아 남자와 잰걸음으로 걸어왔다 달려온 거리를 지워버린 남자의 초점이 타성의 기류에 잠시 흔들린다 긴장을 풀어버린 미소는 선별의 숲을 빠져나온 궤적이었을까 깃발과 깃발 사이에 또 하나의 낯선 깃발이 허공을 서성이다가 바람을 쪼갠다 제3지역을 찾아 떠났던 달문은 열려 있고 종전을 향해 쳐놓았던 그물 걷는 어부들은 두 눈이 충혈되었지 그들 몸에서 빠져나오는 포화 속 아이들 울음이 붉다 의문의 핸들을 잡은 미래의 바퀴들이 잠시 숨을 고르는 유월 막바지 수족관 물고기가 하나둘 떠올랐지 태아를 끌고 바다로 빠져드는 도널드가의 빨간 넥타이 그 길이가 매우 길다
웹진 『시인광장』 2019년 8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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