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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순 시인 / 혀를 잘랐다
혀를 꺼냈다 검은 말들이 딸려 올라왔다
혀를 만졌다 검은 말들은 어둡고 음습한 곳에 검은 습성으로 굳어 있었다
검은 말들은 혀에 안착해서 혀의 숙주가 되어 혀를 점점 검게 물들이고
당신의 가슴에서 악몽이 되고 당신의 호흡에서 천둥이 되고 벼락 속에도 알을 낳고 깊은 동굴의 괴물로 포복하고
나는 어쩌다 당신의 검은 혀
10분 간 목 놓아 혀를 잘랐다 태초의 언어를 찾았다 “엄마”
붉은 피가 한참 쏟아지고 나면 나의 혀에 꽃이 필까
바람이 불어 검은 혀가 차가워진 밤에 당신에게 내 잘린 혀를 보낸다
계간 『미래시학』 2019년 여름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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