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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선경 시인 / 꽃화분이 서른 한 개
돈을 벌지 않으니 돈 쓸 일이 없어 천 원 생기면 천 원짜리 꽃화분 하나 이천 원이 생기면 이천 원짜리 꽃화분 하나 꽃화분들은 돈이 없어도 물만 주면 꽃을 피워, 이제 그만 피겠지, 물만 주면 또 꽃을 피워 물조루를 들게 하고 이제는 그만 피겠지 물을 주면 또 피워, 서른 한 개의 꽃화분이 돌아가며 꽃 피워 나는 돈도 벌지 않는데 바빠 물조루를 들고 바빠, 돈을 벌지 않으니 돈 쓸 일도 없는데 바빠, 꽃들은 자꾸 꽃을 피워, 꽃진자리 또 꽃 피워 나는 돈을 벌지 않으니 돈 쓸 일이 없어 천 원 생기면 천 원짜리 꽃화분 하나 이천 원이 생기면 이천 원짜리 꽃화분 하나 이렇게 생긴 꽃화분이 서른 한 개 꽃 피니 물주고, 물주니 꽃 피고 나는 돈도 벌지 않는데 바빠.
웹진 『시인광장』 2017년 5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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