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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하해 시인 / 흰 나비 발(撥)
벚꽃노을이다 느릿느릿 정중해서 그러므로 어떤 전범처럼 숭배를 해야 하는
모든 이해관계를 합당하게 한다
당신이 꽃을 벗고 갔을 때 나는 그해 꽃들을 흉장에 염해 두었다 물감이 들듯 내가 분홍으로 왈칵거리자 불현듯 흉장을 서성이는 한 편의 당신 벽화가 된
그 불우 결코 닿을 수 없는 거리
없는 사람 눈썹이 그려진 가방을 메고 소풍 간다 한 번도 시도해 본 적 없는 그 없는 사람을 위해 눈썹 하나 닮은 채
왈가왈부 저 꽃들 후두둑 덮쳐오는데
느슨해지기로 했다 강변에 앉아 당신을 적었다 이렇다 할 내용보다 그냥, 그랬으므로 훗날이라는 말 마땅한 저 말이 아플 때의 시기
이를테면 내 분홍살을 물고 있는 딱지 그 한 꽃잎의 사태 나는 물살처럼 그것을 구부렸다 폈다 장문이다
웹진 『시인광장』 2017년 5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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