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찬 시인 / 구름의 헛기침
누군가가 짙은 속눈썹을 달고 솟구치는 밤이다
오장육부에 색이 웅크리는 밤이다
더 이상 아쉬울 것 없잖느냐고 아까울 게 없잖느냐고 목구멍에 수면제 털어넣고 오물거려도 잠 안 오는 밤이다
공갈빵이 부풀어 오르는 밤이다
구름의 헛기침이 또 잦아지는 밤이다
어렵사리 술 취하고난 뒤 그리 쉽게 술 깨기가 싫어서 모르겠다, 몰랐다고 솔직히 시인하면 될 텐데 허파에 털만 숭숭 솟는 밤이다
개판(개판…이라는 게 도대체 뭔데…,) 5분 전이다! 와 개판 5분 후라니까! 의 차이점, 을 천명할 자유와 오독의 근거는 무얼까 무얼까, 로 고민하고 싶어지는 밤이다
벽 쪽에 돌아누운 시간들이 몸뚱이 뒤집는 밤이다
자신에게 돌아앉은 집들이 문 닫는 밤이다
복화술이 발달하고 푸른 속눈썹이 내장에 툭툭 떨어져 낚싯줄 엉키는 밤이다 아니, 낚시 바늘에 걸린 물고기를 찬찬히 풀어줘야 길들여지는 밤이다
계간 『애지』 2009년 가을호 발표
|
'◇ 시인과 시(현대)'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천수호 시인 / 이불 무덤 (0) | 2019.12.08 |
|---|---|
| 우원호 시인 / Bohemian Rhapsody* 외 1편 (0) | 2019.12.08 |
| 김선호 시인 / 친견 외 1편 (0) | 2019.12.08 |
| 김분홍 시인 / 네펜데스* 외 1편 (0) | 2019.12.07 |
| 최세라 시인 / 검은 구두코에 기댄 달빛 외 2편 (0) | 2019.12.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