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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미 시인 / 물속의 나무
연못에 나뭇잎 화석이 떠있다 서걱서걱 얼음이 끼어 있다 저 화석은 깨어지지 않을 것 같다 부서지지 않을 것 같다
앙상한 겨울나무들이 우두커니 들어가 서 있고 물속의 나무가 놓아 준 나뭇잎 몇 장은 죽은 사람의 살 대신 위로 떠올랐다
회색 하늘과 차가운 새 울음 몇 그루는 최근에 들어갔다 소리는 깊이 가라앉지 못하고 잠시 떠다니다 물 밖으로 걸어 나왔다
소리가 물속 깊이 들어가면 어떤 일들이 일어나게 될지 생각해보다 항상 멈추었다 생각은 바닥에 닿지 못한다
이제 겨울나무들이 들어가 있는 곳에 얼굴 같은 걸 비추어보지 않는다
연못을 한 바퀴 돌아보았다 누군가의 목을 걸었던 밧줄의 무게를 밤새 늠름하게 감당해냈던 검은 나뭇가지만 보인다
살얼음이 끼었다 무엇을 가두는 얼음이 아닌 나뭇잎을 오래 살려두려는 얼음이다 얼음의 살이다
빗살, 물살, 빛살, 문살 다 살이 없다 죽음은 살과 친근하다
계간 『시담』 2016년 가을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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