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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애 시인 / 르 클레지오의 바람
불어, 바람 désir의 라틴어 어원은 별을 잃어버리고 간절함만 남은 것
우리 말 바람願과 바람風이 동음이의어라고 중세의 수사 같은 벽안의 작가는 말했다
하늘을 빼앗기고 마음을 빼앗기고 분출하는 바람
소용돌이치는 힘이 깜깜한 세계의 광폭을 찢고 떠돌다 향수(鄕愁)처럼 자리한 그 곳,
바람은 거기서 씌어진다
한 밤의 소네트 고통에 찬 노래 가락이
강계와 비무장지대 이민자의 총상과 리비도를 넘어
씌어지고 번져간다
심연에서 풀무질하는 증오와 사랑 비문으로 가득한 환멸과 침묵을 덧없이 충만한 소나무 숲과 밀밭 사이로 풀어놓는 것이 바람의 일
바람의 공모자들은 시시각각
발효하듯
노트에 흔적을 남기고 바람의 씨앗으로 튀어 날아간다
속박과 욕망을 벗어나기 위한 그 숱한 바람이 바람이었다
월간 『시와 표현』 2016년 8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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