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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김인숙 시인 / 두 線이 한 點으로 보일 때까지

by 파스칼바이런 2019. 12. 12.

김인숙 시인 / 두 線이 한 點으로 보일 때까지

 

 

  가까운 거리도 먼 거리도

  한 시선의 결과점이다

  두 갈래의 길이 멀어질수록

  하나의 길로 합쳐지는 것은

  이미 어떤 화해를 지나왔다는 뜻이다

 

  상행선과 하행선이 하나로 합쳐진다면

  그건 지친 바람이 빠져나간 조각구름이라는 것

  한 線과 다른 線,

  그리고 또 수만 갈래의 선이

  한 매듭으로 뭉쳐진 것이 별들이고 지구라는 것

  수십 갈래로 덩굴지는 식물들도

  단 한 점의 씨앗이었다는 것

 

  만나지 못하는 線을 따라 멀어질 때

  일생의 한 매듭 또한 풀어지고 만다는 것

 

  묶였던 자리에서 다시 출발하는 꼬리는

  서서히 속력을 풀면서 간다

  너와 나는 입 다무는 새 계절에 도착했고

  달리는 기차의 모습을 닮은 계절도 가고 왔다

  線은 點에서 출발하고 다시

  點에서 끊어지는 단순법칙이어서

  우리는 안개 낀 철길을 달려간다

  두 線이 한 점點으로 보일 때까지

 

월간 『현대시학』 2017년 1월호 발표

 

 


 

김인숙 시인

성신여자대학교와 同 대학원 일어일문학과 석사. 2012년 월간 《현대시학》 신인작품상 수상으로 등단. 제6회『한국현대시인협회』작품상 수상. 제7회 열린시학상 수상. 관동대학교 일어일문학과 겸임교수 역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