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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한정원 시인 / 근황

by 파스칼바이런 2019. 12. 17.

한정원 시인 / 근황

 

 

  우리는 과거의 사람이었다

  바람 부는 파주의 끄트머리에서

  이미 알고 있는 추위를 기억해낸다

  살아가는 동안 가장 추웠던 곳

 

  늙은 별이 생을 마치면서

  뿜어내는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는 벌판

  소문으로 들은 안부는 꽃멀미 뿐이다

  우리의 비극은 늙은 것이 아니라

  한 때 젊었었다는 것

 

  고약처럼 달라붙어 있는 곤충의 시간을

  서른 살은 폭염주의보와 함께 숨어버리고

  오래된 사람들의 뼈는

  출판 단지의 삼층 서가에서 둥글게

  천 년의 꿈을 꾸며 잠들어있다

 

  파도의 마을에서 마주쳤을

  서로의 보랏빛 사계절을

  손을 놓을 수 없는 핏줄의 눈물주머니를

  우리는 미래에도 지나간 사람처럼

  과거에 대해서만 물어볼 것이다

 

 


 

한정원(韓正媛) 시인

1955年 서울 출생. 세종대학교(전 수도여자사범대) 교육학과 및 동 대학원 교육학과 졸업. 1998年 《현대시학》으로 문단 데뷔. 서울 한영중고등학교 교사를 역임했다. 시집으로 『그의 눈빛이 궁금하다』, 『낮잠 속의 롤러코스터』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