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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끝별 시인 / 끝없는 나무
물에 빠진 생쥐소리를 내며 떨어졌어요 한 방울! 저런 수직의 벼랑에서 길을 잃었으니 이 계절을 지나려면 천 년은 걸어야 해요 두 발이 닳을 때까지 두 눈이 닳을 때까지
끝이겠지 하면 차올라 온몸에 출렁거려요 나무의 껍질에 배어나는 말간 노래들 밤바다를 통째로 삼킨 초록 아가미처럼 몸 속 그늘 다 집어삼키고 밤하늘을 떠메고 가는 흰 별떼처럼 축축한 마음 그렁그렁 떠메고
반 배부른 초열흘 눈물이 뭉클 한 계절 흠씬 젖어, 강물 같은 한 소절을 완창하려면 걷고 걷고 또 걸어야 해요 두 발이 다 닳을 때까지 두 눈이 다 닳을 때까지
참 깊은 뿌리에 고여 참 높은 가지에 맺혀 한 천 년 떨어지면 한 꽃 피우겠지요 천구(天球)의 눈물로 키우는 내 눈먼 미륵 한 그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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