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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시아 시인 / 사라진 양 -겐트의 제단화
철망에 갇힌 양을 보려면 철망에 눈을 바짝 붙이고 얼굴을 감추어야 해 어린 양들의 경배*는 또 다른 우주야 의혹은 늘 진실 뒤에 서 있어 덧발라 고치고 감추어도 보리싹처럼 삐져나오지 종려나무 가지에서 흘러나오는 어린 양의 피 성배에 팔각의 우물을 담아 들판에 흩뿌렸어 들판에 가득 핀 풀꽃들 제단의 양은 양이 아니야 귀가 둘인 양은 어디에서 울고 있을까 세상에서 가장 큰 돋보기가 필요해 의혹은 물에 말아 벌컥벌컥 마시는 거야 수수께끼는 붉어져야 해 문득 붉은 포도주 속에 울고 있는 어린 양 어린양의 울음소리 들려오면 무릎을 꿇는 거야 조급한 신앙은 양의 탈을 바꿨지 의혹은 남자와 여자를 나누었고 남자와 여자는 귀가 밝았지 몇 꺼풀 벗겨내니 네 개의 귀가 생겨났어 네 개의 귀라니 알고 있니, 어린 양이 사라진 거야 양의 뿔이 두 개든 네 개든 정황을 추론해 보면 뿔도 자란다는 거지 기도하는 십자가는 어둠 속에서 더욱 하늘을 찌르지 기억해 둬 어린양은 별자리라는 걸 빛의 속도와 각도 사이에서 진줏빛 기도의 눈꺼풀 얇아지고 있어 풀밭에서 풀꽃을 뜯고 있는 어린 양을 초대해야지 어떡하지, 귀가 보이지 않아
*벨기에 성바프 성당에 있는 얀 반에이크의 패널화
웹진 『시인광장』 2015년 6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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