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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문자 시인 / 트럭 같은
나의 마지막 얼굴은 빈 트럭
짐을 잔뜩 실어놨는데 길을 잃다니 이것은 질병이다 검은 하늘을 올려다 본다 밤에 술술 빠지는 머리카락처럼 별들도 길을 잃는다 어렵게 쓴 일기를 쉽게 지우고 그치지 않고 사라지는 길 그것이 누구의 짐이든 검은 눈알이 달린 나는 그런 짐이 많다
트럭과 짐은 관념이 아니다 사람처럼 머리카락처럼 내뱉어지는 데는 사로잡히는 데는 목에 걸리고 시간이 걸린다
늦은 저녁 낡은 바퀴를 달고 검은 트럭 한 대가 덜컹거리며 돌아온다 떨궈진 그것이 누구의 눈알이었든 거기 놓고 벌판을 달려왔다
시동이 꺼져도 멸망이 아니었다
월간 『현대시학』 2015년 2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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