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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화 시인 / 목백일홍
태양을 입에 문 구름들이 골목길을 쳐들어온다 여름을 다 소모한 꽃들의 이름을 당신이라고 부르면 푸른 주문을 외던 젖은 音이 있어 문득, 누군가는 어깻죽지가 아프다 목백일홍 나뭇가지에 새들이 그늘의 쓰임새를 찾아 날아들 때
나는 두 번째 발가락이 오래 간지러웠다 가령 우리가 서로의 눈 속에서 자꾸만 미끄러지는 꽃들을 읽어낼 때 조금 벌어진 틈으로 여름을 흘려보내면 봉우리로만 머물다 활짝 피어난 꽃 속에서 붉은 눈을 가진 새를 어미로 둔 나의 전생을 만날 수 있을까
계절을 해명하는 것이란 아직까지 나뭇가지가 붙잡고 있는 새의 울음으로 귓속에 심어놓은 또 다른 울음을 발굴하는 것 너라는 간절한 색으로 피어나는 시간 저 붉은 날개를 위해 몇 번의 계절이 다녀간 것일까
웹진 『시인광장』 2016년 8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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