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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영 시인 / 태
그녀는 잠들지 않은 잠을 재운다 내가 그녀의 몸속에서 지나온 캄캄한 길이 어디인지 알 수 없다
그녀의 몸과 내 몸이 닿은 곳
길들이지 못하는 새는 없다 그녀의 몸에 머무는 동안, 나는 작은 부리를 갖는다 발톱은 자라지 않고, 털은 고르지 못하여, 세상 쪽으로 더 나갈 수가 없다
그녀는 잊기 위해 잠을 재운다, 수없이 떨어지는 파문의 날들 등 두드려주고 있다 그립다 말하는 순간 잠은 손끝에서 온다, 팔이 아래로 떨어지고 고개가 옆으로 무너진다 그때 그립다는 말은 얼마나 아플까 그녀 몸 가까이 대어서 듣는 물소리 눈에 슬픔이 고이는 동안 아직 날개가 다 자라지 못했는데
그녀가 보는 순간 사물들은 잠든다 그녀가 보는 순간 사람들은 잠든다 소리는 아프지 않기 위하여 잠들고 입술은 떠들지 않기 위하여 먼저 노래한다
불편하게 흔들리는 그 눈의 말을 들어버렸다 눈물 한 방울에 천 개의 기억이 맺혀 있었다
웹진 『시인광장』 2017년 3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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