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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선희 시인 / 장터의 무스타파
무스타파가 장터에 나타나자 달과 별도 따라온다 걸어온 길을 양탄자로 말아놓고 낯선 관광지에 펼친 좌판, 벚꽃이 머리 위에서 예포를 터뜨린다 아이스크림 통 위로 두 뼘 남짓 올라온 무스타파 성소피아 聖像에 박힌 유리알은 자신의 운명을 저울질 한 적 없다 짙은 속눈썹 속에서 되살아나는 쌍봉 낙타 태양 아래 무릎 꿇던 기억이 떠오른다 서툰 한국말이 벚꽃잎 따라 장터를 날면 아이들은 아이스크림 통 주위를 붕붕댄다 엿장수 장구소리에 파묻힌 한국말 코브라처럼 슬슬 목을 치켜든다 -아이스크림 마. 띠. 써. 요 마법의 손 같은 쇠국자를 휘두른다 빙글빙글, 반달국자 속 아이스크림 거짓말같이 떨어지지 않는다 아이의 기다림 가득한 손에 이스탄불의 언덕 하나 얹어주는 무스타파 고깔과자 속엔 에게 해의 석양이 배어 있다 돌아온 시간은 또다시 둥글게 녹는데 꽃잎들의 몸부림 속, 회오리치는 그의 몸 가던 걸음들이 되돌아서고 케밥을 말아 쥐던 손으로 긴 국잘 다시 잡는다 마법의 맷돌에서 흘러나온 이국의 노랫가락 무스타파의 목에 오래도록 감긴다
2012년 제1회 웹진 《시인광장》 신인상 당선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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