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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필 시인 / 덤불은 나아간다
태어나 일곱 해 지나도록 내 이름은 찔레였다 가시덤불 本籍도 없이 섞여 피어난 비인칭의 무엇이었는지, 여름 한철 심심한 조각구름이어도 어디선가 날아와 재재거리는 멧새이어도 바위에 드리운 살구나무 향이어도 좋았을 것이다 새순이 여려 살 오르기를 기다렸는지, 아버지는 초등학교 들 때까지 출생신고를 하지 않았다 한 뼘 굴곡이 가지를 잇고 덧대고 무성하게 그늘을 키워낼 때에도 평생 그리워할 줄 아무도 몰랐을 것이다 호적에도 없는 무책임한 자연을 무릎으로 기어가는 저 하얀 증식의 덩어리를 누구에게도 앞서 말해주지 않았을 테니 햇살도 전입해 오는 꽃과 덤불 사이로, 처음도 끝도 없는 불안과 연민 사이로 여름은 나아간다
월간 《문학사상》 신인상 당선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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