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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재운 시인 / 달빛 기호
그 무엇도 기다릴 수 없었다 나는 볼 수 없어서 바삐 숲속을 헤치고 달은 출렁이고 그날 두물머리가 통째 사라지고 있었다 아무것도 묻지 않는 상자 속에서 검은 강물, 검은 산맥, 검은 카메라, 우리는 보이는 것을 보자
달은 피어나고 텅 비어가고
보름달은 어둠인데 묻어 나오는 얼룩인데 나뭇가지가 흔들렸다 흔들린 풀잎마저 낮게 사라지는 강물이어서 웃었다 달이 웃었다 유리창엔 알 수 없는 글씨, 덜 익은 과일, 10월이 벚꽃처럼 나는 떨어지고 있었습니다
밤이, 너무 먼 발목이어서
웹진 『시인광장』 2019년 10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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