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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필 시인 / 나무에 대한 환유
바람에 흔들리는 은사시나무 잎들 기분을 반짝인다
사라-라 사라라라 이파리가 뒤집힌다 이런 동작은 8월의 뜨거운 도태, 햇빛에 공변세포가 말라 죽지 않게 하려고 습관적으로 구름을 들이는 거라는데
그러므로 계절은 집단이다
유전자풀에서 가장 취약한 줄기가 선택되어 나무가 춤춘다. 아니. 나무의 주주들이 자본을 출자한 것이다. 아니. 말에는 한계가 있다. 나무가 하는 일을 문장으론 묘사할 수 없다.
때로 시가 우리를 주술에서 풀어 줄 것이다. 하나의 리듬을 타고
댄서여, 나와 함께 춤출래요? 오, 물론이죠.
산과 하늘, 그리고 바람 속에서 무언가 하고 있는 은사시나무
웹진 『시인광장』 2019년 10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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