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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유안진 시인 / 눈물 외 1편

by 파스칼바이런 2020. 1. 6.

유안진 시인 / 눈물

 

 

그는

내 뼈 중의 뼈요

내 살 중의 살이라

 

뼈가 녹아 물이 되고

살이 녹아 물이 되는

살아가는 길

긴 여과(濾過)의 과정(過程)에서

 

하늘이 쪼개지고

땅이 울부짖는

날이 날마다

 

사랑도

시(詩)도

그리고 학문(學問)도

배신(背信)을 일삼는

수치와 약점일 뿐

 

녹아도 녹아도

녹지 않는 뼈와 살

오직 그 하나

나의 참뜻은

 

마지막 그날에

생애(生涯)를 걸러서

우러나는 한 방울

 

신(神)이 정녕 계실진대

무심한 신이여

그로하여 나는

당신을 뵈오리까.

 

절망시편, 노벨문화사, 1972

 

 


 

 

유안진 시인 / 들국화

 

 

한얼산

기도원 올라가는 길에

소슬히 웃고 선

막달라 마리아

 

멸시를 이기더니

통곡을 삼키더니

영원한 남성의

영원한 사랑을 획득하고 만

여자

 

어리석은 그 여자가

지혜롭게 곰삭인

잘못 살아 온 세월의 빛깔

 

보랏빛 연보라

천상(天上)의 웃음 띄우고

마중 나오신 성녀(聖女)

막달라 마리아.

 

날개옷, 문학예술사, 1981

 

 


 

유안진 시인

1941년 경북 안동에서 출생. 서울대 사대 및 동 대학원에서 교육심리학을 전공. 미국 플로리다 주립대학교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음. 1965년 박목월 시인의 추천으로 《현대문학》을 통해 시단에 등단. 1970년 첫시집 『달하』를 간행한 이후 『물로 바람으로』(1975) 『월령가 쑥대머리』(1990), 『봄비 한 주머니』(2000) 등 10여 권의 시집과 시선집을 출간했고, 수필집 『우리를 영원케 하는 것은』(1988) 『축복을 웃도는 것』(1994) 등과 장편소설 『바람꽃은 시들지 않는다』(1990) 『땡삐』(1994) 등의 작품이 있음.

그밖에 『한국의 전통 육아방식』(1987) 등 다수의 전공저서와 논문을 상재. 한국펜문학상(1996), 정지용문학상(1998), 월탄문학상(2000) 등을 수상.  현재 서울대 아동학 교수로 재직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