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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지우 시인 / 꽃말
식물학 교수 박두식(朴斗植)씨(48)는 중증(重症)이라 했고, 의학협회 회장 이해만(李海萬)씨(57)는 단순히 생리적(生理的)이라 했다. 우려스럽다고 하는가 하면 우려할 만한 일이 아니라고도 했다 민영방송 에므비씨 기자는 명륜동 대학가 앞 상인에게 마이크를 들이댄다. 푸른 안개 자욱한 춘계(春季)의 캠퍼스를, 적진(敵陣)에서 적진(敵陣)으로 보여준다. 노란 가래침을 뱉는 개나리꽃. 가정주부 안(安)정숙씨(34)는 "불안해요"라고 말했고, 택시 기사 김(金)상훈씨(42)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걱정된다고 했다. 누르기만 하면 스테레오 타이프 카세트 테이프에서 말이 나왔다. 신문이 말하는 시계(視界)제로에 대해 치안본부는 절대로 고문한 사실이 없다고 발표했다. 고통의 배기통이 콱 막힌 버스가 급정거했다. 급격한 우회전은 승객의 머리를 좌경화시킨다는 걸 몰라요? 기회에 민감하다는 하마평(下馬評)을 받고 있는 한 온건론자는 말했다. 중심의 상실을 쓴 예술사학사자 세들 마이어씨는 나치협력자였다. 4․19세대, 정부 여당 관념조정부장 김익달(金益達)씨(44)는 수유리 묘소에 헌화했다. 대리석 속의 상한 이름들. 상채기에서 꽃잎을 밀어내는 진달래. 상흔은 치유를 위해서 있다는 말로 그는 기념사에 가름했다. 그는, 정치적 위생관념을 강조했고 이성(理性)을 강조했다. 비위생적인 것에 대한 대안은 주문제 식단이었다. 이성의 기념 케이크 속에 방부처리된 이스트. 살아 있는 것은 모두 보균자였다. 주한 미군사령관 스튜어드씨의 `들쥐' 발언은 사실과 다름이 공식적으로 밝혀졌고, 한국인의 의식을 도굴(盜掘)한, 의식의 고고인류학자 이언영(李言榮)씨(52)는 일본 독자들이 더 좋아한다. `오프 더 레코드'를 요구하고, 한국인은 누르면 눌린다고 누군가 말했었다. 보다 의심스러운 것은 배후였다. 불타는 부산 미문화원의 배후에 구경꾼들이 몰려들고 대다수의 다수는 구경군일 뿐이었다. 액션, 스펙타클과 서스펜스. 개봉박두. 이게 현대 한국정치사다. 미국무성에서는 논평을 거부했다. 다만, 20일자 사설이 `희망(希望)', `헌신(獻身)', `사랑', `우정'의 꽃말에 `반공(反共)', `친미(親美)', `합의', `단언'이라는 흰 팻말을 박았다. 자물쇠에 꽂힌 열쇠, 꽃말.
餠煎こすシ觀壙 봄―나무에로, 민음사, 1985
황지우 시인 / 꽃피는, 삼천리 금수강산
개나리꽃이피었습니다 미아리 점쟁이집 고갯길에 피었습니다 진달래꽃이피었습니다 파주 연천 서부전선 능선마다 피었습니다 백목련꽃이피었습니다 방배동 부잣집 철책담 위로 피었습니다 철쭉꽃이피었습니다 지리산 노고단 상상봉 구름 밑에 피었습니다 라일락꽃이피었습니다 이화여자대학 후문 뒤에 피었습니다 유채꽃이피었습니다 서귀포 앞 남마라도 산록에 피었습니다 안개풀꽃이피었습니다 망월리 무덤 무덤에 피었습니다 망초꽃이피었습니다 동두천 생연리 봉순이네 집 시궁창에 피었습니다 수국꽃이피었습니다 순천 송광사 명부전 그늘에 피었습니다 칸나꽃이피었습니다 수도육군통합병원 화단에 피었습니다 백일홍꽃이피었습니다 태백산 탄광 간이역 침목 가에 피었습니다 해바라기꽃이피었습니다 봉천동 판자촌 공중변소 문짝 앞에 피었습니다 무궁화꽃이피었습니다 경북 도경 국기 게양대 바로 아래 피었습니다 그러나, 개마고원에 무슨 꽃이 피었는지 영변 약산에 무슨 꽃이 피었는지 은율 광산에 무슨 꽃이 피었는지 마천령산맥에 백두산 천지에 그렇지 금강산 일만이천봉에 무―슨―꽃―이―피―었―는―지 무슨꽃이피었는지 나는 모릅니다 나는 못 보았습니다 `보고싶습니다'
餠煎こすシ觀壙 봄―나무에로, 민음사, 19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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