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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흠 시인 / 사계리 발자국 화석
다녀가셨군요 당신
당신이 오지 않는다고 달만 보며 지낸 밤이 얼마였는데 당신이 다녀간 흔적이 이렇게 선명히 남아있다니요
물방울이 바위에 닿듯 당신은 투명한 마음 발자국을 남기었으니 그 발자국 몇 번이나 찍혔기에 화석이 되었을까요
다녀갈 때마다 당신은 또 얼마나 울었을까요 아파서 말을 잃은 당신 눈이 멀도록 그저 바라다보기만 하였을 당신 몹쓸 바람 모슬포 바람에 당신 귀는 또 얼마나 쇠었을까요
사랑이 깊어지면 말을 잃는 법이라고 마음 벼랑에 우두커니 서 있던 나를 데려와 당신의 발자국 위에 세워봅니다
소금 간 들어 썩지 않을 그리움 입 잃고 눈 먼 사랑 하나 당신이 남긴 발자국에 새겨봅니다
다녀가셨군요 당신
웹진 『시인광장』 2009년 여름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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