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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의섭 시인 / 명리
같이 겪었는데 서로 다른 기억을 떠올린다 시력이 다른 두 눈으로 네 얼굴을 바라보는 것처럼 함께 살아왔지만 공유할 수 없는 연대
나는 쓸쓸함을 갖고 있다 아무리 맞춰 봐도 네겐 없는
삼십년 전 얘기를 꺼낸다 이젠 그래도 된다 싶어서였겠지만 실은 몇 번이고 들었던 얘기 그건 내가 널 저버렸기 때문이야 이 말을 꺼내지 않아서 너는 늘 번복한다 사실과 다르고 너는 늘 유리했다
*
가을이었는데 겨울이었다 자두였는데 사과였다 약속이었는데 바람이었다 늦었는데 그게 끝이었다
*
단풍은 시작이 아니라 조금씩 죽어가는 것이다 함께 바라보았지만 판독이 달라서 누군가에게 숙명은 빨리 오고 누군가에게 이 이상의 불가능은 없다
너 좀 나눠줘야겠다 내게 없는 연대에 네가 있었다면 이젠 너를 떠올려야겠다 아무리 맞춰 봐도 없는
웹진 『시인광장』 2014년 12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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