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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임 시인 / 광채와 집합에 관한 상상
당신은 오장육부라고 불리는 11개의 붙박이별들의 집합이다.
당신은 오욕칠정이라고 불리는 12개의 떠돌이별들의 집합이다.
당신은 하늘과 땅 사이에 있는 장소들의 집합이다. 봄 여름 가을 겨울들의 집합이다.
엑스레이로 촬영하면 당신은 그냥 뼈다귀들의 집합이다.
내 눈에 비친 당신은 이름들의 집합이다.
당신은 강아지와 종소리와 악보이다. 책과 음식이고 허기와 폭력이고 당신은 오염물질이고 애도이고 허영심이다.
당신은 허전함이고 강박관념이고 적의이고 신비이고 경박함이다.
당신은 울고 있는 아이이고 웃고 있는 노파이다. 당신은 선행이고 악행이고 행복이고 불행이고 단지 낭비이다.
엑스레이로 촬영하면 당신이 쓴 시들은 광채 없는 뼈다귀들의 집합이다.
그러나
나는 당신의 시속에서 구석에 매달려 있는 아기 고양이를 본다. 아기 고양이의 빛나는 눈물과 아기 고양이를 쓰다듬는 빛나는 손들을 본다.
환한 광장과 어두운 구석이 겹쳐질 때 당신은 빛나는 구석들의 집합이다.
무력한 아기 고양이가 당신을 바라볼 때 당신은 천진난만한 도도함 우리는 빛나는 모순들의 집합이다.
웹진 『시인광장』 2014년 9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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