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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양희 시인 / 못질을 하며
낡고 허물어진, 여기저기 크고 작게 못질을 한다 바르고 곧은 것들만 골라 모진 세상 사방에 자꾸 못질을 한다
나에게는 나의 운명이 못 뒤에는 몇 개의 못들이 박히고 상처난 자리 떼우듯 군데 군데 못질을 하노라면 무수히 박혀 되 아무는 상처의 어디 지은 죄 얼굴 가리고 숨어 있다
목수(木手)여 생전(生前)에 박아두었던 못 하나 빼어들고 지은 죄, 지은 죄라며 우리의 죄 위에도 못질을 하라 불현듯 눈을 뜨고 마침내 십자가(十字架)를 볼 수 있도록
신이 우리에게 묻는다면, 평민사, 19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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