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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택수 시인 / 소철나무 대장간
용케 헐리지 않았다 모래네 대장간 지나갈 때마다 가게 앞에 내다놓은 소철나무 안부를 묻는다 게으름뱅이가 키우기 좋다고, 아무렇게나 내버려둬도 저 혼자 잘 자라니 한 달에 한두 번 물이나 주면 된다던 소철 시들어버린 등걸에 못을 박고 물을 준다 못이 녹슬면 녹물이 나무 안으로 들어가 모자란 철분을 보충해줄거야 극약처방이라도 하듯 푸석푸석 마른 살갗을 함부로 찔러보는 날들 광석이 흙으로 둘러쌓인 식물이 아니라면 무엇일까 운석을 캐던 연금술사들의 믿음대로 녹슨 못을 푸른 못으로 뽑아내는 소철 슬레이트 지붕 너머로 떨어지는 해를 화덕 속 시우쇠처럼 품고 두드려댄다 굳은 땅에 박힌 새들의 부리 자국처럼 파고 든 침엽 마다 뭉친 혈이 풀리면 오래 전에 사라져버린 빛 하나 따끔 살갗을 뚫고나오는 대장간
웹진 『시인광장』 2010년 봄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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