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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문정희 시인 / 눈 한 말

by 파스칼바이런 2020. 1. 18.

문정희 시인 / 눈 한 말

 

 

  추위와 어둠을 조금도 건드리지 않고

  눈은 내려와 스스로 환해진다

  결빙의 여린 뿌리들에게

  촉촉이 몸을 풀어 준다

 

  하늘의 젖꼭지를 물고

  별도 사람도 함께 따라도는

  겨울 밤

   

  호호 손을 불며

  깊은 상처를 깎아  

  밤을 새워 시를 쓰는 시인이 있다면

  스스로 환해지는 시인이 있다면

 

  시 고료로

  소복한 눈 한 말을 드려도 좋으리

 

웹진 『시인광장』 2010년 봄호 발표

 

 


 

문정희 시인

1947년 전라남도 보성에서 출생. 동국대 국문과 및 同 대학원 졸업. 서울여대 대학원에서 문학 박사 학위 받음. 1969년 《월간문학》신인상에 당선되어 등단. 저서로는 시집으로『문정희 시집』, 『새떼』, 『혼자 무너지는 종소리』, 『찔레』, 『아우내의 새』, 『하늘보다 먼 곳에 매인 그네』, 『별이 뜨면  슬픔도 향기롭다』 등과 시극 『구운몽』, 『도미』 및 수필집  『당당한 여자』 등이 있음. 현대문학상과 소월시문학상, 정지용문학상 등을 수상. 동국대학교 문예창작과 겸임 교수와 한국시인협회 회장 역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