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시인과 시(현대)

신달자 시인 / 미로(迷路)

by 파스칼바이런 2020. 1. 18.

신달자 시인 / 미로(迷路)

 

 

언제나

시작(始作)에서

길을 잃는다.

 

일보(一步)의 앞도

보이지 않는 길

 

방황하며 더듬거리며

내 마음 같은 곳을 찾아서

걸어간다.

내 마음 같은

갈래갈래 엇갈린 길

 

길 머리에서

헝클어진

실타래를 풀으려 한다.

 

한올의 실도 쓰일모 없는

퇴색한 천연색 실오리를

나는 정결히 고르고 섰다.

 

동행(同行)도 없는

밤의 숲

머리카락 곤두서는

아득한 무섬증

 

가도가도

그 자리

엉거주춤 서성이고 있네.

 

봉헌문자, 현대문학사, 1973

 

 


 

신달자(愼達子, 1943~ ) 시인

경남 거창에서 출생. 숙명여자대학교 국문학과 및 同 대학원 졸업. 문학박사. 1972년 《현대문학》을 통해 박목월의 추천으로 등단. 시집으로 『봉헌문자』, 『겨울축제』, 『모순의 방』, 『시간과의 동행』, 『아버지의 빛』, 『아가』, 『아버지의 빛』 등과  장편소설 『물 위를 걷는 여자』 외에 산문집 『백치애인』, 『그대에게 줄 말은 연습이 필요하다』, 『여자는 나이와 함께 아름다워진다 』등이 있음. 1964년 여상 신인여류문학상, 1989년 대한민국문학상, 1998년 '향문화대상, 2001년 시와 시학상, 2004년 시인협회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