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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신달자 시인 / 아버지

by 파스칼바이런 2020. 1. 21.

신달자 시인 / 아버지

 

 

아버지는

바둑판 위에서도

언제나 집이 허물어지곤 하셨다.

 

고대광실 물리고

막차 타고 떠난 고향

서울변두리 어둡고 작은 방에서

허물고 또 지어 올리는

 

어깨넘어 일흔

등 굽으신 채로

핏발선 남쪽하늘

몇 번이고 꺾으시고

그래도 다시 마음 기우는

고향 산자락

골목길 누비시는

안경너머에

노을이 걸쳐졌는지

걸음을 멈출 때마다

붉은 것을 닦아내시는

아버지

아버지.

 

다만 하나의 빛깔로, 문학사상사, 1987

 

 


 

신달자(愼達子, 1943~ ) 시인

경남 거창에서 출생. 숙명여자대학교 국문학과 및 同 대학원 졸업. 문학박사. 1972년 《현대문학》을 통해 박목월의 추천으로 등단. 시집으로 『봉헌문자』, 『겨울축제』, 『모순의 방』, 『시간과의 동행』, 『아버지의 빛』, 『아가』, 『아버지의 빛』 등과  장편소설 『물 위를 걷는 여자』 외에 산문집 『백치애인』, 『그대에게 줄 말은 연습이 필요하다』, 『여자는 나이와 함께 아름다워진다 』등이 있음. 1964년 여상 신인여류문학상, 1989년 대한민국문학상, 1998년 '향문화대상, 2001년 시와 시학상, 2004년 시인협회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