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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달자 시인 / 아버지
아버지는 바둑판 위에서도 언제나 집이 허물어지곤 하셨다.
고대광실 물리고 막차 타고 떠난 고향 서울변두리 어둡고 작은 방에서 허물고 또 지어 올리는 집
어깨넘어 일흔 등 굽으신 채로 핏발선 남쪽하늘 몇 번이고 꺾으시고 그래도 다시 마음 기우는 고향 산자락 골목길 누비시는 안경너머에 노을이 걸쳐졌는지 걸음을 멈출 때마다 붉은 것을 닦아내시는 아버지 아버지.
다만 하나의 빛깔로, 문학사상사, 19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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