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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숙 시인 / 에스컬레이터
저 속에 수천 미터의 뱀이 똬리를 틀고 있는가 한 종(種)의 존재들이 순환하는 무한궤도 혹은 뫼비우스의 띠를 밟고 오로지 앞으로 나아가기만 하는 사람들
이 느릿한 질주는 어디서 오는가 돌고 도는 시간의 단면을 그저 가는 것으로만 탕진하는 이 지나친 배려의 전진
비행운을 따라가듯 허공을 회전하듯 한 마디씩 사라지는 뱀의 비늘들
풀숲으로 사라지던 뱀의 검은 실루엣 앞에 한참을 멈춰 서 있던 일처럼 뱀의 똬리가 발목에 휘감는 듯한 감정에 사로잡혀 간다,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우리의 앞으로 사라지는 레일 위에 서서 묵묵히 간다
월간 『시인동네』 2019년 8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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