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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신달자 시인 / 여름 한낮 외 1편

by 파스칼바이런 2020. 1. 23.

신달자 시인 / 여름 한낮

 

 

엄마가 하품을 하면

아기도 따라 하품을 한다.

 

하품끝에 매달리는

달디단 웃음

파리 한마리

그 둘레를 가르며 나른다.

 

냉수 사발엔

비내릴 기색없는 맑은 하늘 한쪽이

떨어져 있고

뜰에 사루비아는

땡볕과 뿔을 받으며

서로 싸우고 있다.

 

오르막 길을 돌아가는

급수차(給水車)의 가속도(加速度)

 

골방 책상위

표본속의 매미는

울지 않고 있다.

 

餠ï 축제, 조광출판사, 1976

 

 


 

 

신달자 시인 / 우박

 

 

지금은 얼음덩이지만

따뜻한 손 만나면

맑은 피로 풀리리라

 

가슴이 쩍쩍 갈라지는

외로운 때

엉겨엉겨 싸늘히

얼음덩이 되었느니

 

어디에 떨어져야

목숨이 되겠느냐

 

따뜻한 손 만나면

붉은 피로 스미리라

 

다만 하나의 빛깔로, 문학사상사, 1987

 

 


 

신달자(愼達子, 1943~ ) 시인

경남 거창에서 출생. 숙명여자대학교 국문학과 및 同 대학원 졸업. 문학박사. 1972년 《현대문학》을 통해 박목월의 추천으로 등단. 시집으로 『봉헌문자』, 『겨울축제』, 『모순의 방』, 『시간과의 동행』, 『아버지의 빛』, 『아가』, 『아버지의 빛』 등과  장편소설 『물 위를 걷는 여자』 외에 산문집 『백치애인』, 『그대에게 줄 말은 연습이 필요하다』, 『여자는 나이와 함께 아름다워진다 』등이 있음. 1964년 여상 신인여류문학상, 1989년 대한민국문학상, 1998년 '향문화대상, 2001년 시와 시학상, 2004년 시인협회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