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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태주 시인 / 기도 1
내가 외로운 사람이라면 나보다 더 외로운 사람을 생각하게 하여 주옵소서.
내가 추운 사람이라면 나보다 더 추운 사람을 생각하게 하여 주옵소서.
내가 가난한 사람이라면 나보다 더 가난한 사람을 생각하게 하여 주옵소서.
더욱이나 내가 비천한 사람이라면 나보다 더 비천한 사람을 생각하게 하여 주옵소서.
그리하여 때때로 스스로 묻고 스스로 대답하게 하여 주옵소서.
나는 지금 어디에 와 있는가? 나는 지금 어디로 향해 가고 있는가? 나는 지금 무엇을 보고 있는가? 나는 지금 무엇을 꿈꾸고 있는가?
그대 지키는 나의 등불, 고려원, 1987
나태주 시인 / 드라이 플라워
음악다방 귀퉁이에 물 없는 항아리에 꽂혀 있는 마른꽃 한 다발
한때는 그 꽃을 보고서도 아름답다 말한 적이 있었지
한때는 이 거리가 환희의 거리 불빛의 거리일 때도 있었지
그러나 지금 내 마음엔 불이 꺼지고 네가 앉아 있던 자리엔 모르는 얼굴이 앉고
음악다방 귀퉁이에 물 없는 항아리에 꽂혀 있는 마른꽃 한 다발
한때는 이 자리가 기쁨의 자리 만남의 자리일 때도 있었지.
딸을 위하여, 대교, 1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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