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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강주 시인 / 너의 배경이 단지 지나가는 트럭의 화물칸이라면

by 파스칼바이런 2020. 2. 10.

강주 시인 / 너의 배경이 단지 지나가는 트럭의 화물칸이라면

 

 

너는 왜? 내겐 숲이 있거든. 내가 여유 있는 이유

도망칠 때 도움이 될 거야

문장 속에서 한 사람이 달린다. 숲을 향해

 

이 어둠은 한 권의 책이 가질 수 있는 분량이야

괴상하고도 괴롭지

견딜 수밖에 없는 어둠으로부터

달려

 

화요일은 돌아온다. 화요일은 일종의 전염병인가? 화요일로 시작되는 나는 몇 번째의 화요일인지 모른다. 낮과 밤을 이으려고 너는 있다. 도서관에 나란히 놓인 책꽂이 사이에서 한 권의 책으로 놓이는 것처럼. G행의 세 번째 칸에 있어야 할 책이 사라지는 순간처럼. 도서관에서 헤엄치는 작은 물고기 떼를 바라본다. 물속에 너는 없고 마음은 깊어진다. 일렁이는 그림자와 물결을 동시에 만진다. 잘 어울리는 한 쌍이다. 웅덩이에 엉덩이가 닿을 때까지 책을 읽는다. 도서관을 열고 나간다. 화요일의 경우 도서관은 평소보다 활기차고 다정해서 이해가 쉽다. 천장과 창문을 높이와 개수로 짝지어본다. 새로운 의미가 생길 때까지 달리는 차창 밖의;

 

차량들

부딪히기 직전의 급브레이크

 

잠시 멈춰봐

머릿속에

하얀 식탁보를 덮어놓고

미나리아재비처럼 흩어질래

 

너의 배경이 단지 지나가는 트럭의 화물칸이라면

멧새 한 마리를 띄우자

분위기를 갖춰

 

오늘은 화요일이니까

 

계간 『시와 희곡』 2019년 가을호 발표

 

 


 

강주 시인

강원도 동해에서 출생. 제1회 정남진 신인시문학상 수상과 2016년 계간 《시산맥》 신인상으로 등단. 2019년 대산창작기금 수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