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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정 시인 / 라,라,라,음의 목소리
칼금이 그어진 내 몸에 주름진 손을 얹고 밤새 훈자 운 손 너는 너를 너무 미워하는구나 자기 자신을 아끼는 사람이 좋다. 라, 라, 라, 음의 목소리로 말하는 손 통증을 견디지 못하는 헛손질의 내 손을 꼬옥 잡고 잘 견뎌줘서 고마워, 고마워 웃던 손 흥건히 땀을 쥐고 있던 손 잃어버릴 것이 있으니 두려운 거야 아기집도 내어주고 젖통도 내어주고 간도 다 내어주고 나면 안 아프겠지 머 젖은 수건으로 내 몸 구석구석을 다 만진 손 푹 꺼진 마음의 구석까지 쓰다듬던 손 또 어떤 일이 닥칠까 내 손은 떨리는데 내 마음은 두려운데 다 주고나면 가벼워 질거야, 라라라 음의 목소리로 얼굴을 씻어준 손 눈물방울 하나하나 닦아 준 손 깨어났을 때 가장 먼저 내 손을 잡아준 손 라라라 웃으며 내 손을 놓지 않던 그,
-강미정 시집 『그 사이에 대해 생각할 때』(문학의전당,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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