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래 시인 / 열사흘
부엉이 은모래 한 짐 부리고 부헝 부헝 부여 무량사 부우헝 열사흘 부엉이 은모래 두 짐 부리고 부헝 부헝 서해 외연도 부우헝
먼 바다, 창작과비평사, 1984
박용래 시인 / 엽서(葉書)
들판에 차오르는 배추 보러 가리
길이 언덕 넘는 것
가다가 단풍
미류(美柳)나무버섯 따라가리.
싸락눈, 삼애사, 1969
박용래 시인 / 오류동(五柳洞)의 동전(銅錢)
한때 나는 한 봉지 솜과자였다가 한때 나는 한 봉지 붕어빵였다가 한때 나는 좌판(坐板)에 던져진 햇살였다가 중국집 처마 밑 조롱(鳥籠) 속의 새였다가 먼 먼 윤회(輪廻) 끝 이제는 돌아와 오류동(五柳洞)의 동전(銅錢).
먼 바다, 창작과비평사, 1984
박용래 시인 / 요령
보리 깜부기
점점이
익는
갈기머리
늙은
등성
까치집 하나,
아스라이 둘
우러러
흰 수염이
불어예는
풀피리 끝
환(幻)이
풀리는 쌍무지개
솟구치는 상무 상무 잿불 꼬리 감기는 열두발 상무
가난이 푸르게
눈자위마다
밀리는
상둣군 요령(鈴)
아지풀, 민음사, 1975
박용래 시인 / 울안
탱자울에 스치는 새떼 기왓골에 마른 풀 놋대야의 진눈깨비 일찍 횃대에 오른 레그호온 이웃집 아이 불러들이는 소리 해 지기 전 불 켠 울안.
아지풀, 민음사, 19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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