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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율 시인 / 다몽(多夢)
면회시간 20분 만지면 따뜻할까 다정한 귓불처럼 떠도는 말들이 다시 귀환하고 있다 그 말들이 조금씩 우리를 달리게 하는지도 모른다 주먹은 빠르게 자라서 뛰기 시작한다 주먹은 뜨겁고 주먹은 단단하지만 호락호락하지 않다 슬리퍼를 신은 발로 얼마나 뛸 수 있겠니
어·쩔·수·없·다 생각해보니, 나는 좀처럼 나의 이야기를 하지 않는군요
그림물감 여전하시군요 그림을 그리려고 하면 그림을 모르게 되지요 덧칠하고 또 덧칠을 하면 결국 존경심이 사라집니다
종종 꼼꼼한 인사방식이 불쾌할 수 있으니 무국적 회화방식에 대해 고민해야겠어요 어떤 꿈을 꾸는지 물어보셨나요
문득 옆을 쳐다보니 당신도 버려진 사람이군요 때와 장소에 따라 약간의 시차를 두고 한 쪽 눈만 깜빡이는 스타일이죠 그러니 당신도 이미 죽은 사람입니다
다중인격 제곱은 오늘도 바쁘다
계간 『시인의 눈』 2011년 봄호 발표
김지율 시인 / 프링글스
싹이 난 감자도 괜찮아요
자라는 것은 무엇이든 동의한다는 말이다 비밀과 질서는 비슷하고 탁자와 문장도 같은 말이다 흑백은 오랫동안 기다리는 것,
계단 밑에서 계단처럼 자라는 감자
축하한다는 말에 희비가 엇갈렸어요 난간에 팔꿈치를 대고 포함되지 않는 감정, 서 있거나 말을 하고 싶지 않을 때, 숨을 참고 있으면,
흑백은 한 가지 색으로 보인다 액션이 많아 지루했어요 머리에 갖다 댄 총이 진짜라고 믿고 싶었겠죠 조용하고 무거운 방아쇠, 감자는 길고 차가운 것에 대한 환상을 버렸을까요
고구마가 될 뻔한 좋은 감자들과 더 좋은 이웃들
다락으로 올라가는 계단, 감자가 되어도 밤은 무서워요 어둠은 어디에도 포함되지 않는 감정, 멀리 가는 싹이 될 때까지, 계단을 올라 지붕을 타고, 감자는,
자란다, 모두의, 그러나, 그 누구의, 것도, 아닌
반년간 『이상』 2013년 상반기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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