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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황주은 시인 / 카를로스의 침대

by 파스칼바이런 2020. 2. 17.

황주은 시인 / 카를로스의 침대

 

 

가장 큰 침대가 여기 있다

침대 속에는

구름의 내장이 보이고

 

온두라스의 콧수염 자네는

결혼 선물은 오직 킹사이즈 하나면 된다고 열변을 토했지

프레임도 없고, 시공時空을 따지지 않아

50만 년 묵은 체위를 바꾸어

휴식을 즐기자고

 

붉은 염소수염 웨그너 교수가

이 행성은 너무 아름다워 위독하다 경고했건만

아뿔싸,

나는 맹인처럼 손을 더듬어

벌거벗은 시간을 내 사타구니에 넣고 말았다네

 

내 친구 카를로스, 안녕하신가?

침대라야 죽음까지 유효하지

 

그대는 Good night

나는 Good morning

 

광활한 어둠을 돌아

우리가 서로의 등을 만질 때까지

 

웹진 『시인광장』 2019년 11월호 발표

 

 


 

황주은 시인

경북예천에서 출생. 2013년 《시사사》신인상 등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