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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이필 시인 / 이주여성 잔혹 살해사

by 파스칼바이런 2020. 3. 12.

이필 시인 / 이주여성 잔혹 살해사

 

 

 7월 4일 현지 시간으로 오후 5시, 베트남 하노이 외곽 노이바이 국제공항에 비행기가 착륙했다. 장내는 여행사 직원과 픽업 기사들로 붐볐다. 입국장으로 걸어 나오는 사람들 건너편에 피켓이 서 있다.

 

레티김동(22세 베트남) = 2007년 3월 대구, 남편(34세)과 결혼한 지 8개월 만에 아파트 9층에서 추락 사망했다. 임신한 몸으로 갇혀 있던 집에서 탈출하기 위해 커튼으로 만든 밧줄을 타고 내려오던 중이었다. 후안마이(19세 베트남) = 2007년 7월 충남 천안, 결혼한 지 2개월 만에 남편(47세)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했다. 늑골 18개가 부러졌고 사망 2주 만에 시신이 발견되었다. 쩐타인란(22세 베트남) = 2008년 2월 경북 경산, 입국한 지 일주일 만에 14층 아파트에서 추락 사망했다. 감금 생활을 했고 남편에게 폭행당한 내용이 일기에 적혀 있다. 탓티황옥(20세 베트남) = 2010년 7월 부산, 입국한 지 일주일 만에 조현병 환자인 남편(46세)에게 심한 구타를 당하고 칼에 찔려 사망했다. 황티남(23세 베트남) = 2011년 5월 경북 청도, 출산한 지 19일 만에 자주 도박을 하던 남편과 다투다가 칼 두 개로 52차례 난자당했다. 응오***(21세 베트남) = 2014년 1월 강원 홍천, 아기 분유 값 때문에 남편(35세)과 다투다가 남편에게 목 졸려 살해당했다. 쩐***(25세 베트남) = 2014년 1월 경남 양산, 남편(37세)에게 목 졸려 살해당했다. 5세 아이가 있었다. 서**(00세 베트남) = 2014년 7월 전남 곡성, 남편이 교통사고로 위장해 살해했다. 이**(31세 베트남) = 2015년 12월 경남 진주, 이혼 후 자녀 면접권을 가진 전 남편에게 딸과 함께 살해당했다. 부***(31세 베트남) = 2017년 6월 서울, 아이들을 데리고 잠을 자던 중 시아버지(83세)가 휘두른 칼에 사망했다. 시아버지는 피부색 다른 며느리가 못마땅해서 겸상도 하지 않았다.

 

 피켓 사이를 지나 한국인들이 캐리어를 끌고 공항을 유유히 빠져나가고 있다.

 

계간 『황해문화』 2019년 가을호 발표

 

 


 

이필 시인

경북 영주에서 출생. 숙명여자대학교 영어영문학과 졸업. 2016년 월간 《문학사상》 신인상을 통해 등단. 현재 웹진 『시인광장』 편집위원. 일상비평 웹진 《쪽》에 <세계 여성 시인>을 연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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