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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신동옥 시인 / 앙코르(Encore)

by 파스칼바이런 2020. 5. 27.

신동옥 시인 / 앙코르(Encore)

 

 

  우린 머리를 맞대고 마주 앉았지.

  나쁜 행동을 접는 대신 나쁜 염원에

  쉽게 빠져들었다 가능한 모든 리듬을 들이켜며

  음악은 계속 되어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렸다.

 

  이 멋진 세상에 흉측한 절름발이처럼 돌아다녔지만

  악보는 차라리 새하얗게 떠오는 링이었다.

  루프를 넘어 올라 팔을 뻗자마자

  저마다 절름발이라는 사실을 까맣게 잊고  뭐랄까……

 

  팬-케잌

  팬-플룻

  환기-팬

  돌고 도는 음표들

  구겨진 주먹

  조각난 술잔

  불타는 오선지

 

  카페 구름 공장

  비열한 거지의 거부할 수 없는 한마디*로

  폐부(肺腑)는 금세 앵콜에 휩싸였다.

 

  마침내 너는 기타를 던졌다.

 

* 오르겔탄츠(월드뮤직 밴드, 서울) 『요람에서 무덤까지』가운데.

 

웹진 『시인광장』 2009년 여름호 발표

 

 


 

신동옥 시인

1977년 전남 고흥에서 출생. 한양대 국문학과 졸업. 2001년 《시와 반시》신인상 공모를 통해 등단. 시집으로 『악공, 아나키스트 기타』(랜덤하우스, 2008)가 있음. 현재 인스턴트 동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