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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옥 시인 / 강남역
강이 빠져나가는 출구에 출처 모르는 사람이 만원이다 그 사이로 걸인이 구걸을 하고 보스가 담배를 꼬나물고 시인이 펜대를 돌리며 들어간다 행상이 지하계단에 자리를 펴고 지나가는 사람들을 살핀다
12개의 입구로 들어와 13번째 출구를 찾지 못하는 사람들
계단을 내려와 감자와 시인을 구분할 필요가 없는 지하철에서 돌 하나를 던진다 레몬이 먼저인지 행인이 먼저인지 대학교수와 보조 미용사를 구분할 필요가 없는 지하철에서 돌 하나가 굴러간다 어느 구 의원과 어제 박사학위 받은 이의 어깨 위에 고개를 떨친 남루한 노인을 구분할 필요가 없는 지하철, 아무도 돌에 대해 묻지 않는다
밖에는 새로운 강줄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고
2호선과 신분당선이 멈추는 지하에서 감정과 감성이 지나친다 신분당선은 처음이고 끝이어서 마주치기 전에 돌아선다 밤일하고 나오는 억센 사투리가 지하철 소음 속으로 사라진다 외국인 여행자가 유행하는 옷들 사이로 떠밀려 사라진다 모두가 다 아는 레몬이 스쳐지나가는 역에서 행상이 자리를 말 듯 강은 전철의 괘도를 따라 돌돌 말린다
강남역 열세 번째 출구 돌의 행방을 아는 사람이 없다
웹진 『시인광장』 2020년 2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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