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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아 시인 / 브레이크타임
꽃상여에서 내린 구름이 주춤거리는 문을 밀고 들어갑니다 잡초가 우거진 가묘에 어둠이 주저앉습니다 관계자 외 출입금지구역은 막다른 곳에 있습니다 멧돼지가 호시탐탐 상석을 노려봅니다 쉽게 끝나지 않는 대치는 소모전일까요 가까스로 옹벽을 기어오르는 개미가 숨을 고릅니다 멈춤에 익숙해진다는 것, 배롱나무는 다만 문지기의 역할에 충실할 뿐입니다
꽃잎이 몸을 날립니다 물결의 방향대로 흐름에 몸을 내맡깁니다 한없이 가벼워진 그림자가 물풀에 걸려 넘어집니다 타일바닥을 굴러다니던 머리카락뭉치가 하수구에 들러붙습니다 소속을 떠나는 것에 대한 상습적인 질문은 이미 국경을 넘어버렸습니다
백색화면 속에 횡단열차가 달려옵니다 눈에 파묻힌 채, 눈을 뒤집어쓸수록 우선멈춤표지판은 또렷해집니다
웹진 『시인광장』 2020년 2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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