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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분임 시인 / 문자가 다정해지는 순간
레게음악도 춤도 라틴의 밤*도 폭죽처럼 터져
곤두선 어둠이 바닥을 흥건하게 끌고 다녀요 색색의 종이처럼 포개진 비명들을 타넘어 화장실 지린 냄새 뒤에 숨었어요 관자놀이의 복부의 피비린내를 킁킁대는
저 날카로운 금속성이 터뜨려 쌓은, 더 이상 문 두드리지 않는 신음들 긴 피의 얼룩을 듣고 있어요
읽지 않은 책장의 활자들, 날 부를 때마다 접힌 미간의 나쁜 퇴적물과도 이제 안녕일까요
어슬렁거리는 허밍이 순간을 발사해 쌓인 고요를 뒤적이고 있어요 부드러운 곡선의 창법에 주먹이 풀려 분노의 배후를 데려오는 사방이 덜덜 떨어요
빨리 시들고 싶다는 오발의 말들 다치고 메마른 총구였다고 엄마,
저 건너 발굴이 코앞인 이 변기 뚜껑의 공포를
* 2016.6.12일 총기 테러 사건이 발생한 미국 올랜도 게이클럽에서 열린 이벤트 제목
웹진 『시인광장』 2020년 2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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