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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현숙 시인 / 하늘 숨
내다보일 듯 그러나 하얗고 투명한 한지 물 먹여 내 얼굴 위에 착착 바르는 꿈에 가위 눌렸다 남의 팔다리 젓듯 나를 몰아서 통장에 잔고 털러 가는 길 ‘천사의 나팔’ 사각의 스티로폼 속에서도 탐스럽게 꽃을 매달았다 누가 선뜻 탕감해 준 빚처럼 반갑다 혹시, 아니라고는 말 못하겠다 오므렸던 꽃봉오리 찢듯 벙그는 밤새 무서웠을까, 바람도 회전문 안에서 뱅뱅 돈다, 돌린다 허방을 짚듯 번호표를 뽑아든 아침, 세상을 또 말짱하게 열고 있는 저 긴 숨, 환하게 불어넣고 있다
웹진 『시인광장』2009년 가을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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