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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신해욱 시인 / 밀크

by 파스칼바이런 2020. 6. 3.

신해욱 시인 / 밀크

 

 

  손에서 비린내가 났다.

 

  당분간은 손을 쓰지 말아야 한다.

 

  먹을 수 있는 것의 아름다움을 생각해야만 한다.

 

  하얗게 굳은 우유를 마실 준비를 해야 한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젖은 손이었다면

  손목을 잘라 냉장고 속에 차갑게

  식힐 수도 있었겠지만.

 

  뜨거운 손이었다면 혈서를 써서

  대신 냄새를 맡아볼 수도 있었겠지만.

 

웹진 『시인광장』 2009년 가을호 발표

 

 


 

신해욱 시인

1974년 춘천에서 출생. 한림대학교 국문과와 고려대학교 대학원 국문과  졸업. 1998년 《세계일보》로 등단. 시집으로 『간결한 배치』(민음사, 2005)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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