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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공광규 시인 / 장마에

by 파스칼바이런 2020. 6. 5.

공광규 시인 / 장마에

 

 

  건물과 숲을 배경으로 나를

  사진 찍으려고 검은 구름 커튼을 친 채

  후렛쉬를 마구 터트리신다

 

  내가 지상에서 저지른 죄를

  조목조목 다 아는지

  후렛쉬를 터트린 후 호통까지 치신다

 

  배경이 맘에 들지 않는지

  아니면 내가 너무 더러운지 비를 뿌려

  샤워도 시켜주신다

 

  구름 위 저 하늘로 가는 날

  오늘 찍은 사진을 편집해 두었다가

  판단하시려는가 보다.

 

웹진 『시인광장』 2009년 겨울호

 

 


 

공광규 시인

1960년 충남 청양에서 출생. 1986년 《동서문학》을 통해 등단. 시집으로 『대학일기』, 『마른잎 다시 살아나』,『지독한 불륜』,『말똥 한 덩이』등과 그밖의 저서로는『이야기가 있는 시 창작 수업』, 『시 쓰기와 읽기의 방법』, 『신경림 시의 창작방법 연구』 등이 있음. 제1회 신라문학대상과 2009년 윤동주 문학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