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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박후기 시인 / 비글호, 비굴호

by 파스칼바이런 2020. 6. 6.

박후기 시인 / 비글호, 비굴호

-신문

 

 

  신문을 싣고 오길 잘했다

  읽을거리가 없는 섬에서는 적어도

  신문을 고기 싸는데 쓰는 일은 없다

 

  아침마다 같은 신문을

  읽는다 어제 읽은 것은

  2년 전에 발행된 신문이다

  오늘 읽은 신문도 어제

  읽은 신문이다

 

  경제는 여전히 위기다

  국토는 여전히 공사 중이다

  동정란은 여전히 죽은 자들로 북적인다

  아직도 세상을 뜨지 못한

  죽은 자들의 동정이 빼곡하다

 

  2년 전 신문을 읽고 있다

 

웹진 『시인광장』2009년 겨울호

 

 


 

박후기 시인

1968년 경기도 평택에서 출생. 서울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 2003년 《작가세계》 신인상에 〈내 마음의 무늬〉 외 6편의 작품을 발표하며 등단.시집으로 『종이는 나무의 유전자를 갖고 있다』」(실천문학사, 2006)와 『내 귀는 거짓말을 사랑한다』(창비, 2009) 가 있음. 2006년 제24회 신동엽창작상을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