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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남재만 시인 / 불고기 집에서 외 1편

by 파스칼바이런 2020. 6. 12.

남재만 시인 / 불고기 집에서

 

 

웃통 벗은 도살장 주인은

사형

 

러닝 셔츠 차림의 푸줏간 주인은

무기징역

 

노타이 차림의 불고기집 주인은

십 년 징역이라고

 

넥타이 매고 불고기집에 앉은 사람이

단죄하고 있다

 

그러고 나서

당연히 무죄인 그는

 

가여운 불고기를

소주에다 방생하고 있다

 

 


 

 

남재만 시인 / 원수

 

 

내겐 원수가 한 사람 있다.

언젠가 복수를 해야겠지만

그것만이 능사가 아니라고해서

일년만, 딱 일년만

내가 원수보다 더 오래 사는걸로

복수를 대신 하기로 했다.

 

그런데 그 후로 웬지 난

자꾸만 불안하다 . 혹시 원수가

죽었다는 소식이 들릴까봐

이리도 불안하다

그래서 빌기로 했다.

내 원수의

만수무강을…….

 

 


 

남재만(南在萬.1937.8.10. 의사∼  ) 시인

대구에서 출생. 경북대 의과대학을 졸업. 1950년대부터 창작활동. 1979년 [시문학]에 <가을 산사>, <까치소리>가 추천되며 등단. 비뇨기과를 경영하며, [수화(手話)] 동인으로 활동. <아직도 하늘은>(1993)으로 1993년 제18회 시문학상을 수상. 【시】 <다부원(多富院) 그 후>(현대문학 351.1984.3) <수염을 깎으며>(현대문학 482.1995.2) <경국지색(傾國之色)>(한강문학 창간호.2014 가을호) <울음, 그 원초적 소리>(한강문학 2.2015 봄호) <열반의 문>(한강문학 4.2015.가을호) <섹스의 PR>(한강문학 7.2016 여름호) 【시집】 <까치소리>(시문학사.1982) <아스팔트에 고인 빗물>(시문학사.1985) <아직도 하늘은>(시문학사.1993) <촛불은 온몸으로 어둠을 떠다밀고>(시와시학사.1993) <하느님전 상서>(대일.1997) <꽃은 어디에 피는가>(북랜드.2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