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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수권 시인 / 남명매(南冥梅)를 찾아서 · 2
보게나 저 천석들이 종을 누구 있어 치겠는가* 천왕봉에서부터 화살처럼 꽂혀오는 시천강(矢川江)가 덕천서원에 와서 그 기둥에 꽂힌 화살 한 개를 뽑으며 한 시대의 삶을 다시 읽는다
머리에 칼끝을 세우고 글을 읽으며 허리에 찬 쇠통방을 흔들어 세상을 깨운다 낮은 소리가 세상을 깨우는 것이지 큰 소리가 세상을 깨우는 게 아니라고 타이른다
그는 임진왜란 이태 전에 갔다 홍의장을 걸친 망우당 곽재우를 비롯한 정인홍 등 사십여 명의 제자들은 낮은 소리 따라 우리 의병사의 첫머리를 장식한다
경의당 마루에 누워 뜰 앞의 매화 난분분 천석들이 종을 치고 간 무지렁이들 한 속에 하늘이 울어도 결코 울지 않은 산 구구빨치 구빨치 신빨치들이 가슴에 품고 넘었을 오늘 저 큰 산봉우리들 말없이 들여다 본다.
*남명: 남명 조식 선생의 題德山溪亭柱의 詩
웹진 『시인광장』 2010년 8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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