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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김영미 시인 / 현수막

by 파스칼바이런 2020. 6. 15.

김영미 시인 / 현수막

 

 

  앞만 보고 있다

 

  그러나 시선은 없다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일정한 높이를 고집하면서

 

  그가 걸려있다

 

  객관적으로 걸려있다

 

  사람이 사람 속으로 걸어 들어와

 

  깃발로 꽂히기까지

 

  펄럭이기까지

 

  그리고 빠르게 철거되기까지

 

  거리에

 

  허공에

 

  아무 내용이 없는 그가

 

  마지막 요식행위만 남은 그가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웹진 『시인광장』 2010년 9월호 발표

 

 


 

김영미 시인

부산에서 출생. 1998년 《시와사상》을 통해 등단. 시집으로 『비가 온다』(한국문연, 2004)가 있음. 2004년 문예진흥원 창작지원금 수혜. 현재 부산 작가회의 회원이며 '시와 사상' 동인으로 활동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