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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라 시인 / 돌과 새의 행간
그가 쓸개에서 꺼낸 붉은 돌 하나를 보여 준다 어둠속에서 태어난 작은 돌은 뱉어낸 지 오래인 객혈처럼 조금 적막하다
이 일을 정말 그가 계획했을까 제 몸을 조금씩 돌로 만들어, 잘게 부수어, 은근 슬쩍 지워지고 싶었을까
불붙지 않는 마그마를 품은 채 너무 오래 걸었다 분별없이 떨구는 눈물처럼 한 방울 담즙 따위로 무게를 덜어내는 지상의 나날들은 참혹하거나 지루하여
잔뜩 웅크린 채 돌의 시절을 부르고 있는 그의 기억이 맞는다면 노을 빛깔의 날개가 돋을 것이다
죽은 새처럼 보이는 저 돌을 힘껏 던지면 던지는 쪽으로 날지 않고 허공을 맴돌다 아무도 모르는 어떤 별로 돌아갈 것 같은데
사라진 쓸개에 대하여 발설치 않을 것을 혼자 다짐하며 문 앞에서 돌아본 병상 위에 붉은 새 한 마리가 깃털이 빠진 자리를 더듬고 있다
금강석처럼 반짝이는 부리를 가진 미기록 맹금류였다
웹진 『시인광장』 2010년 11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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